(신아일보)'성북선잠박물관, '한상수 자수의 세계' 展 연장 개최
성북선잠박물관, '한상수 자수의 세계' 展 연장 개최
내달 18 까지…조선시대 궁중자수 작품 등 130여점 전시
사진은 생전의 한상수 자수장 모습.(사진=성북구)
서울 성북구와 성북선잠박물관이 한상수자수박물관 초대 기획특별전 '한상수 자수의 세계' 展을 오는 4월18일까지 연장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국가무형문화재 한상수 자수장이 평생 연구한 전통 한국자수와 기품 있고 우아한 궁중자수 작품을 대거 감상할 기회다.
성북동에 위치한 성북선잠박물관은 조선시대 중요한 국가의례였던 선잠제와 누에, 비단 관련 유물을 연구, 보존,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조선 왕실은 매년 봄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선잠단에서 누에치기의 창시자인 선잠에게 제사를 올린 후, 궁궐에서 왕비가 직접 누에치기의 모범을 보이는 친잠례를 거행하면서 백성에게 누에치기를 장려하고 풍년을 기원해왔다. 누에고치에서 얻는 비단은 우리나라 전통 산업과 의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의복을 비롯한 매듭, 자수 등 전통 생활에서 긴 역사를 차지해 왔다.
성북선잠박물관은 2018년 개관한 이래 전통 의생활 관련 특별전시를 열어왔다. 이번 '한상수 자수의 세계' 展은 우리나라 초대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이 수놓은 한국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전시 관계자는 “누에 실을 교차하거나 조립하고, 이어나가거나 나열하면서 만들어지며 궁중에서 민가까지 오랜 세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온 예술 장르인 자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임을 강조했다.
한상수 자수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초대 기능보유자로 우리 자수 고유의 아름다움을 발굴하고 연구해 전통자수라는 장르로 새롭게 개척한 인물이다. 21살이었던 1953년 부산에서 조정호(당시 이화여대 가정과 교수)를 만나 자수의 길에 입문한 이래 꾸준한 작품 활동과 후학 양성을 통해 자수를 하나의 종합 예술 장르로서 위상을 높여왔다. 1981년에는 작품 '자수괘불'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1984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초대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한상수 자수장의 가장 큰 업적은 사슬수, 이음 메꿈수 등 고대의 자수 침법을 복원해 한국자수의 기본 침법 60종을 정립하는 등 맥이 끊어져 있던 전통의 한국자수를 연구, 재현한 것이다. 전국에서 직접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궁중자수, 불교자수, 민간자수에서 한국자수의 기원을 찾아냈고 작품에 반영해 우리 전통 자수의 길을 개척했다. 말년에는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전파하며 전통수의 진수를 규명하고 계승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궁중자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자수 작품 1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왕비가 최고의 예를 올릴 때 입었던 대한제국 시기의 적의, 공주가 혼례를 올릴 때 입었던 활옷을 비롯해 대한제국 황제와 황후의 보(補), 왕비의 허리띠인 적의 대대(大帶), 불에 타버려 반쪽만 남은 철종의 어진을 참고하여 제작한 자수 광대(廣帶), 창덕궁 대조전의 자수병풍을 모본으로 제작한 봉황도 병풍 등 조선시대 궁중자수를 재현한 화려하고 기품 있는 작품이 대거 선보인다. 책거리 자수 가리개와 종교행사에 활용한 수 장식, 자수 작품을 넣은 주칠장 등 선조의 삶과 함께한 다채로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의 한 공간에 재현한 '한상수의 수방(繡房)'에서는 한상수 자수장이 생전에 직접 사용했던 자수 도구를 확인 할 수 있다. 20세기 초에 제작된 골무 나무틀, 1970년대 제작한 수틀 다리, 색색의 실이 감긴 실패, 반짇고리, 자수 부자재와 노리개 장식, 재봉틀 등 한상수 자수장의 손때 묻은 도구들을 볼 수 있다.
한상수 자수장 관련 아카이브 공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 공간에서는 한상수 자수장이 생전에 집필한 저서, 과거 신문 인터뷰 자료, 전시 도록 등 평생에 걸쳐 만들어 낸 자료를 직접 열람할 수 있다.
뉴스: [신아일보 21.3.1]
출처: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