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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체험 프로그램 영상 만들고 키트는 택배 “비대면 박물관에 현장 감흥 불어넣었죠”

  • 2021년 3월 24일(수) 15:47:38
  • 전서령(관리자)
  • 조회수
    3786

체험 프로그램 영상 만들고 키트는 택배 “비대면 박물관에 현장 감흥 불어넣었죠”

 

‘한상수 자수전’ 성북선잠박물관 전서령·오민주 학예연구사

서울 성북구 성북선잠박물관에서 전서령 학예연구사(왼쪽)와 오민주 학예연구사가 지난 16일 체험용 교구 세트와 ‘한상수 자수의 세계’ 가상현실(VR)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서울 성북구 성북선잠박물관에서 전서령 학예연구사(왼쪽)와 오민주 학예연구사가 지난 16일 체험용 교구 세트와 ‘한상수 자수의 세계’ 가상현실(VR)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누에고치 실뽑기 등 네 가지
영상 보며 실시간 체험토록
“촬영법·편집 기술 익히고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게 돼”
“현장 전시 알리는 데도 도움
‘가상현실 전시’ 늘어날 것”
 

서울 성북선잠박물관에선 ‘한상수 자수의 세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8월11일 전시가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 전시가 관람객을 맞은 건 100여일에 불과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인 한상수 자수장(1932~2016)의 첫 유고전. 지난 16일 성북선잠박물관에서 만난 오민주 학예연구사(전시담당)는 “귀한 작품들을 모아 특별전을 마련했는데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성북선잠박물관은 올 4월18일까지 특별전을 연장하기로 하고 ‘가상현실(VR) 전시’를 별도로 기획해 지난 9일 홈페이지에 열었다. VR 제작 업체에 의뢰해 특별전시장을 그대로 옮긴 듯 웹상에 구현한 것이다. 이날까지 VR 전시 조회 건수는 600여건이다.

오 학예연구사는 “서울에 문화공간이 집중돼 있다고 하는데, VR 전시는 전국 어디서든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선잠(先蠶)’은 누에치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신이다. 조선 왕실은 매년 봄 성북동 선잠단에서 선잠에게 누에치기의 풍요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냈다. 성북구는 2018년 4월 선잠제와 의생활 전통 등을 연구·보존·전시하기 위해 박물관을 열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시대. 성북선잠박물관도 이 물결을 피해갈 수 없었다. 2018~2019년 연간 관람객 1만1000명가량이 박물관을 찾았지만 지난해엔 그 수가 3000명을 넘지 못했다. ‘비대면 박물관’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했다. 다만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감흥이 큰 비단이나 매듭, 자수 작품 등을 주로 다루는 박물관의 성격도 반영해야 했다.박물관은 지난해 여름방학 무렵부터 4개의 ‘체험형’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프로그램별로 키트(체험용 교구 세트)를 자체 제작해 신청자들에게 택배로 배달하고,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교육을 진행한 것이다. ‘마스크에 자수 놓기’(키트 가격 1만6000원)엔 30여명, ‘누에고치 실뽑기’(3000원)에는 360여명, ‘비단 휴대폰 파우치 만들기’(7000원)엔 400여명이 신청했다. 중학교 수업(300명)으로 ‘문화재보존과학자’ 체험 교육도 했다. 자수장과 침선장 등 장인들을 섭외했고, 문화재보존학을 전공한 학예연구원도 강사로 나섰다.

교육 프로그램 시나리오를 짜고 키트를 수백개씩 만들어 배송하고, 섭외나 자문 등을 거쳐 영상을 제작하는 것까지 학예연구사(2명)·학예연구원(4명)들의 손을 거쳤다. 한 교육당 최소 두 달은 걸렸다. ‘누에고치 실뽑기’ 키트가 한 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예상 밖틀리거나 키트 색상을 바꿔달라는 요청에 키트를 재배송하는 등 ‘돌발상황’에도 대처해야 했다. 교육 담당인 전서령 학예연구사는 “촬영 장비도 새로 사서 사용법을 익히고, 편집 기술도 배웠다”면서 “지난해는 크리에이터로 거듭나는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성북선잠박물관은 올해 선잠과 직녀 등 직조를 관장한 ‘여신’들과 역사 속에서 의생활을 주관해온 여성들의 노동을 살펴보는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금박·금실 자수전을 준비하면서 ‘금박 찍기’ 키트를 제작 중이다. 오 학예연구사는 “좋은 전시를 준비해놓고도 (코로나19로) ‘많이 와달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온라인 전시는 그 자체로 아카이브 기능이 있고 현장 전시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돼 앞으로도 신기술과 접목한 전시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 [경향신문 21.03.17]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3172136005&code=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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